돌담길 끝, 눈에 잘 띄지 않는 샛길 안쪽에서 을사늑약이 체결된 바로 그 방을 마주하는 곳.
교과서 속 한 줄이었던 을사늑약을 실제 공간에서 마주하고 싶은 당신이라면, 남들이 지나치는 숨은 곳에서 근대사의 결정적 장면을 촘촘히 읽을 수 있는 곳이에요.
다만 당신이 가볍고 밝은 나들이나 화려한 볼거리를 원한다면, 여긴 나라를 잃은 조약의 현장이라 정서가 묵직하고 규모도 아담한 편이에요.
국립정동극장 왼쪽 좁은 샛길로 들어서면, 덕수궁 담장 밖에 홀로 떨어진 붉은 벽돌 서양식 건물이 나타난다. 1899년 황실 도서관으로 지어졌다가 1904년 경운궁 화재 이후 고종의 집무실이 된 곳, 그리고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된 바로 그 방이 안에 남아 있다. 신발을 벗고 슬리퍼로 갈아 신은 뒤 들어가면 조약 체결 장면을 재현한 전시와 헤이그 특사 이야기가 영상과 함께 촘촘히 펼쳐진다. 넓지 않아 바쁜 사람은 빠르게, 마음먹은 사람은 오래 머물 수 있다.
을사늑약 체결, 고종의 집무, 헤이그 특사로 이어지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10년이 한 건물 안에 압축돼 있어, 교과서 속 한 줄을 실제 공간에서 마주하고 싶은 당신에게 맞아요.
영상과 패널로 맥락을 자세히 풀어줘서, 배경지식 없이도 이야기를 따라가며 배우고 싶은 당신이라면 만족스러운 곳이에요.
덕수궁 담장 밖 샛길에 있어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남들이 잘 안 가는 곳을 찾아내는 걸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발견의 재미가 있어요.
다만 당신이 가볍고 밝은 나들이를 원한다면, 여긴 나라를 잃은 조약의 현장이라 정서가 묵직한 편이에요.
다만 당신이 화려한 볼거리나 넓은 산책 공간을 기대한다면, 여긴 실내 전시 위주로 규모가 아담한 편이에요.
월요일은 휴관이니 화~일 09:30~17:30에 맞춰 가야 한다. 실내 입장 시 신발을 벗고 슬리퍼로 갈아 신는다. 정동극장 왼쪽 샛길로 들어가야 나오며 덕수궁 안에서는 바로 연결되지 않으니 돌담길·정동길과 묶어 걷는 동선이 좋다.
구글 평점 4.6 · 리뷰 472개. 블로그·카페 후기에 "숨겨진 듯 자리잡은", "을사늑약이 체결된 뼈아픈 역사의 현장", "정동극장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있다"는 표현이 반복 등장. 2010년부터 일반 개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