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숲 사이 팔각 기와지붕 아래, 대한제국이 시작된 그 자리에 선다.
번화가 한복판에서 잠깐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고즈넉한 순간을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 덕수궁·정동 답사 동선에 조용히 끼워 넣기 좋은 곳이에요.
다만 당신이 넓게 걷고 볼거리가 풍성한 유적을 기대한다면, 여긴 황궁우와 석고만 남은 작은 터라 금방 둘러보고 나오게 되는 편이에요.
소공동 고층 빌딩과 웨스틴 조선 호텔에 둘러싸인 좁은 터에 3층 팔각당 황궁우가 홀로 서 있다. 유리 커튼월 사이로 불쑥 나타나는 기와지붕과 화려한 단청은 시대를 건너뛴 듯한 묘한 장엄함을 만든다. 황궁우로 오르는 돌계단 난간에는 용이 정교하게 조각돼 있고, 곁에는 표면 가득 용무늬를 새긴 세 개의 석고(돌북)가 놓여 있다. 1897년 고종이 이 자리에서 황제로 즉위하고 국호를 '대한'으로 선포한, 자주독립국의 상징적 공간이다.
1897년 고종이 황제로 즉위하고 국호 '대한'을 선포한 자리 — 자주독립의 상징을 직접 밟아볼 수 있어요.
황궁우의 공포·단청, 용 조각 난간, 용무늬 석고까지 조선 후기 석공·목공 기술이 밀도 있게 남아 있어요.
현대 커튼월 사이로 솟은 팔각 기와지붕이라는 시대 초월적 앵글이 나와요.
본단과 부속시설 대부분이 일제강점기에 철거되고 황궁우와 석고, 문만 남아 볼거리가 제한적이에요.
웨스틴 조선 호텔 정원처럼 보여 입구에서 환구단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후기가 반복돼요.
서울광장 쪽 정문으로 올라오면 헤매지 않는다(호텔 정원처럼 보여 입구를 찾기 어렵다는 후기가 많다). 야경이 더 운치 있어 해 질 무렵 방문 추천. 덕수궁 석조전·중화전에서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닿아 대한제국 답사 코스로 묶기 좋다.
구글 평점 4.2 (리뷰 235개). '빌딩 숲 속 기와지붕의 장엄함' '대한이 시작된 곳'이라는 평이 반복되고, '호텔 부속시설처럼 보여 특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